【복지일보 윤상민 기자】 급성장하는 글로벌 해양·방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시장을 선점하고, 해외로 유출되는 국적선 수리 물량을 국내로 돌리기 위해 민·관·군이 머리를 맞댔다.
송옥주 국회의원실과 부산광역시, 한화오션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해운협회가 후원한 ‘한미 조선협력(MASGA) 시대를 여는 해양 MRO·수리조선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3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1조5천억 원 규모 부산항 신항 수리조선단지 구축 ▲함정 MRO 전문인력 양성 및 기술지원 예산 로드맵 마련 ▲중국과의 50% 이상 수리 단가 차이 극복 방안 ▲중소조선소 부두·시설 투자 지원 ▲대형·중소조선소 간 연계 강화 ▲민·군 협력 확대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토론회에서는 국내 수리조선 및 MRO 산업의 부족한 기반시설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안승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연구위원은 “3만 톤급 이상 대형 선박의 약 92.5%가 중국과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수리를 받고 있다”며 “국내에 대형 드라이도크가 없어 설계·정비 기술과 수리비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해양 MRO 시장은 오는 2034년까지 585억 달러, 한화 약 7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간 170억 달러, 약 25조 원에 달하는 미 해군 MRO 시장은 한미 조선협력의 핵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신유찬 해군본부 군수참모부장은 “첨단장비 도입과 정비인력 고령화에 따라 민간 MRO 전환은 필연적”이라며 “해군 군수 MRO 예산을 올해 11% 증액했으며, MRO 역량 강화가 함정 건조와 수출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수리조선 기반시설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규모 지원계획도 발표했다.
우봉출 해양수산부 항만투자협력과장은 부산항 신항 입구 해역에 39만㎡ 규모로 조성되는 ‘대형선 전용 수리조선단지’ 계획을 공개했다.
총사업비는 1조5천억 원으로 정부가 5천억 원, 민간이 1조 원을 부담한다. 단지에는 드라이도크 2기와 플로팅도크 1기가 들어서며, 오는 2033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우 과장은 “지역 중소업체의 사업 참여를 보장하고 긴급 수리선박의 우선 입거를 의무화하는 등 공공성 확보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도 중소조선사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
이디도 산업통상자원부 조선해양플랜트과장은 “2026년부터 5년간 495억 원을 투입해 ‘중소조선 함정 MRO 글로벌 경쟁력 강화사업’을 추진한다”며 장비 지원과 미 해군 함정정비협약(MSRA) 자격 확보, 연간 400명 규모의 전문인력 양성계획을 밝혔다.
이경훈 방위사업청 과장은 부산·울산·경남·전남 컨소시엄과 함께 추진하는 ‘함정 MRO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에 올해 100억 원을 우선 투입해 관련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지원계획에 대해 현장 업계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시설투자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인현 여수해양 회장은 “중국과의 수리 단가 차이가 50% 이상인 상황에서 단순히 상선을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대형 프로젝트에만 치중하기보다 남해안의 2~3개 전문 수리조선소에 설비와 부두 구축을 직접 지원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식 한화오션 상무는 “MRO 시장이 단순 수리에서 첨단장비 유지보수와 총수명주기 통합관리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해외 네트워크와 중소조선소의 기반시설을 연계하는 상생 모델이 정착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유지보수를 민간 위탁 시범사업으로 추진해 국내 실적과 경험을 신속하게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옥주 국회의원은 “해양 MRO 산업은 단순한 선박 수리를 넘어 대한민국 조선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 먹거리”라며 “토론회에서 제시된 입법·예산 관련 제언을 신속히 검토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오는 9월 7일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국회방송 채널 65번을 통해 녹화 중계될 예정이다.